1형당뇨 한 달. 그 동안의 식단. + 어둠 속에서도 빛이 난다. ⭐

어제는 지윤이가 1형 당뇨 확진을 받은 지 한 달째 되는 날이었다.내가 기억력이 좋아서 21일이라는 날짜까지 기억하는 것은 아니다. 지윤에게 주사맞는 인슐린의 유통기한은 1개월이다.매달 21일, 나는 냉장고에서 새로운 인슐린을 꺼내야 한다.그러므로 21일은 잊을수도 없고 잊어서는 안된다. 그런 날이 되어버렸네.지윤이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잘 지내고 있다. 너무나 잘 지내는데 지켜보는 내 마음이 때로는 위험하다. 하지만 나도이렇게 해도 되나 해서 잘 지내고 있다. 너무나 잘 지내고 있는데,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이 때로는 위태로워진다.다 그런 거지 뭐.지켜보는 사람의 위험한 마음은 당연하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지윤은 퇴원 후 다시 식판식을 시작했다.원에서의 배식은 너무 작아서 병원에서 쓰고 있는 병원 식기를 살까 하다가 주방 찬장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이 배식을 꺼냈다.혹시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만한 메뉴일까 하고 올려본다.어떤 날은 이런 내용으로.(북어탕, 김, 가자미, 닭가슴샐러드, 부추전, 시금치&밥 14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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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이런 내용으로(식빵에 웰빙잼, 삶은 달걀과 야채)-식빵 2조각은 밥 140g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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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이런 내용으로.(닭가슴살샐러드, 고등어구이, 버섯전, 오징어채, 시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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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이런 내용으로.(계란비빔밥, 시금치, 된장무침, 파프리카, 콩나물, 시금치, 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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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날은 이런 내용으로 (아욱) 오징어전샐러드, 오이 호박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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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이런 내용으로 (연근. 단무지.) 참나무. 브로콜리. 어묵, 두부 스테이크)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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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흰쌀밥을 쓰지 않는다. 현미와 찰현미, 혼합곡을 섞어 지은 밥이다.백미를 먹었을 때보다 확실히 혈당이 올라가지 않는다.원래는 원래 식단을 그대로 먹는다. 돈가스도, 치킨너겟도, 케이크도, 백미도 다 먹는다.지윤이는 체격으로는 하루 1500kcal를 섭취해야 하지만 이에 맞춰 먹기 위해서는 끼니마다 140g, 채소류 140g, 어육류군을 50g 정도 섭취해야 한다.생각보다 양이 많다. 지윤이는 이 메뉴를 완전히 비운다.원래 야채를 좋아하는 아이였다.샐러드도 달콤한 드레싱 없이도 잘 먹는다.초고추장에 오이, 브로콜리도 잘 먹는다.현미밥이 맛있어 보이는데 지윤이는 밥에서 식혜 맛이 난다고 했다. 밥이 달다고 했다.요리를 할 때 설탕을 쓰지 않은지 한 달이 되었다. 설탕을 너무 많이 써서 얼마나 불필요하게 요리를 했는지, 나는 실감난다. 설탕 없이도 충분히 단맛을 낼 수 있었는데, 왜 그렇게 설탕을 따랐을까?처음에는 음식을 만드는 일이 무척 복잡했다.지우가 현미밥을 소화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어 흰쌀밥도 따로 챙겼고 이유식 때도 없던 전자저울을 사다 일일이 내용물의 무게를 달아주곤 했다.이 일 정말 귀찮지만… 그런게… 일주일여가 지나고, 왠지 일본 초밥의 달인답게… 한 주걱을 건지면 140g을 맞춘다고 하니까. –;이런 상황에서. 웃긴다고나 할까? (웃음)

어쨋든 나는 많이 건강해. 나의 건강한 증거로.다시 책을 잡을 수 있게 됐다.지금까지는 활자가 눈에 띄지 않았지만 다시 활자가 눈에 들어온다.계기는 봄쌀 에디터님이 보내주신, “청림 라이프”의 신간. 와지 님의 책.’와지의 지극히 개인적인’이었다.일주일만에 초판이 매진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분.책의 인세 모두가 어린이집에 기부된다.활자가 적고 사진이 많은 포토에세이 느낌의 책인데 책을 읽고 전염이라도 되는 것처럼 또 행복해졌다.그래 일상은 이렇게 행복하잖아 우리도 못하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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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이는 날이 갈수록 예뻐진다.내 눈에 또 강한 콩이 씌웠나 싶을 정도로 아주 예뻐 보인다.다시 살이 올라가고 뺨이 불그스름해지며, 반들반들하다. 아이의 경쾌한 발만 봐도 행복감이 충만하다.그보다 더 행복해질 것은 없지만, 그보다 더 나빠진다 해도 여전히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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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님의 집에는 조금 텃밭이 있다. 우리는 텃밭에 작은 농장을 짓기로 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 우비를 나란히 놓고 모종을 심는 부자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고 한다. 과연 잘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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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갔다가 너무 자연스럽게 이 책을 꺼내 읽는다.아, 묘한 느낌이 들었다. 우리반 애들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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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이 이런 풍경이니 지윤이 마음에 안 들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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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윤이 유치원에서도 리더를 뽑는 모의투표를 실시한다는 공지가 있었다.5명의 후보를 정하기 위해 공약을 써서 발표했다는데 지윤이 쓴 공약은 이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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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선생님이 주신 이 사진 한 장에 내 마음을 알 수 없을 만큼 가득 차 있었다.슬프기도, 자랑스럽기도, 가슴이 뜨거워지기도, 사랑스럽기도. 너 진짜 멋있다. 한지윤 지윤은 5명의 후보에 들어가 이렇게 투표용지에 기호 2번으로 출마(?)할 수 있었다.당첨이 되지는 않았지만 아! 진짜 멋있다.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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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월째는 슬슬 말하기 시작한다.지우의 어록도 점차 쌓인다. 기쁘다… 너의 목소리 QV밝은 빛이 있어야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줄 알았어.밝은 빛에 아이들이 서 있을 때 내 아이들이 예뻐 보인다고 생각했다.밝은 곳에만 아이가 있으면 좋겠다고 바랬고, 밝은 빛이 아이들을 떠나지 않기를 바랬다.하지만 어둠 속에서도 여전히 아이들은 사랑스러워 보였다.어둠속에 있으니까, 오히려 아이들에게서 빛이 보였어. 아이들은 그랬어. 😀